체중 감량, 정말 지긋지긋하시죠? 굶어도 보고, 죽어라 운동도 해봤지만, 밤만 되면 터져 나오는 식욕 앞에 무너진 경험,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겁니다. '조금만 더 쉬운 방법은 없을까?' 절박한 마음에 식욕억제제를 찾아보지만, '마약성'이라는 무시무시한 단어 앞에서 덜컥 겁이 나고 망설여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과연 이 약,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지난 15년간 비만클리닉에서 수많은 환자분들을 만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역시 마약성 식욕억제제에 대한 두려움과 오해였습니다. 이 글은 단순히 정보만 나열하는 것이 아닙니다. 의사로서의 전문 지식과 수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며 얻은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분이 마약성 식욕억제제에 대해 궁금해하는 모든 것—그 원리부터 종류별 장단점, 가격, 처방 기준, 그리고 가장 우려하는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까지—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시간과 돈,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을 지켜드리는 완벽 가이드를 지금부터 시작하겠습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란 정확히 무엇이고, 어떤 원리로 효과를 내나요?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식욕 중추에 직접 작용하여 배고픔을 덜 느끼게 하고, 동시에 포만감을 빠르게 느끼도록 만드는 전문의약품입니다. 흔히 '마약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실제 마약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지만, 정확히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며, 중추신경을 흥분시키는 원리가 일부 마약류와 유사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의사의 엄격한 진단과 처방, 그리고 관리 감독 하에 사용될 경우,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제입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의 근본적인 작동 원리: 뇌를 속이는 과학
우리 뇌에는 식욕을 조절하는 두 가지 핵심 신경전달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입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특히 가장 널리 사용되는 펜터민(Phentermine) 계열 약물은 이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하고, 재흡수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 증가: 이 물질은 우리 몸을 '투쟁-도피(Fight-or-Flight)' 반응 상태로 만듭니다.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심박수가 빨라지고, 에너지가 증폭되며, 식욕은 자연스럽게 억제됩니다. 위기 상황에서 음식을 찾지 않는 인체의 생존 본능을 약물로 유도하는 셈입니다.
- 도파민(Dopamine) 농도 유지: 도파민은 만족감과 보상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입니다. 음식 섭취 시 도파민이 분비되는데, 식욕억제제는 도파민 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시켜 음식에 대한 갈망 자체를 줄여주고, 적은 양의 식사로도 충분한 만족감을 느끼게 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뇌에 "지금은 배고플 때가 아니야! 충분히 만족스러워!"라는 강력한 신호를 인위적으로 보내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환자들은 이전보다 훨씬 적은 노력으로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되고, 이는 체중 감량의 강력한 초기 동력이 됩니다. 하지만 이 강력한 효과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중추신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하기에 내성, 의존성, 그리고 여러 부작용의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만 합니다.
흔한 오해와 진실: '마약'이 아닌 '치료제'
많은 분들이 '마약성'이라는 단어 때문에 이 약을 복용하면 중독자가 되는 것이 아닌지, 혹은 범죄에 연루되는 것은 아닌지 극심한 공포를 느낍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오해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 vs 마약류: | 구분 | 마약성 식욕억제제 (향정신성의약품) | 마약 (예: 필로폰, 헤로인) | | :--- | :--- | :--- | | 목적 | 질병(비만) 치료를 위한 의료 목적 | 쾌락, 환각 등 비의료적 목적 | | 관리 | 의사의 처방 및 관리 감독 하에 사용 | 불법 제조 및 유통, 엄격한 법적 처벌 대상 | | 효과 | 식욕 억제 및 중추신경 흥분 (치료적 용량) | 극심한 환각, 정신 파괴, 강력한 중독성 | | 법적 분류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향정신성의약품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른 마약 |
표에서 보듯,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명확한 치료 목표를 가지고 의학적 판단하에 사용되는 '약'입니다. 물론, 오남용 시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법적으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불법적인 경로로 구매하거나 의사의 지시를 무시하고 과다 복용하는 행위는 절대 금물이며, 이는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가이드라인을 따른다면, 이는 비만이라는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의 종류별 장단점, 비용, 그리고 처방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성분에 따라 크게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등으로 나뉘며, 각각 효과의 강도, 지속 시간, 부작용 프로필이 다릅니다. 처방은 보통 체질량지수(BMI) 30 이상, 혹은 고혈압·당뇨 등 관련 질환을 동반한 BMI 27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단기(3개월 이내) 요법으로 고려됩니다. 비용은 약의 종류와 용량, 처방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한 달 기준 3만 원에서 10만 원 선입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성분별 심층 비교 분석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등)
시중에는 다양한 상품명의 식욕억제제가 있지만, 핵심 성분은 몇 가지로 압축됩니다. 15년 넘게 환자들을 치료하며 각 약물의 특성을 파악하고 최적의 처방을 내린 경험을 바탕으로, 대표적인 성분들의 장단점을 꼼꼼히 비교해 드리겠습니다.
처방 기준: 나는 약을 처방받을 수 있을까?
"원장님, 저 그냥 살 좀 빼고 싶은데 약 좀 처방해주세요." 무턱대고 병원을 찾아와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약이 아닙니다. 명확한 의학적 기준에 부합해야만 처방이 가능한 '전문의약품'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가이드라인에 따른 처방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1차 기준 (BMI):
- 체질량지수(BMI) ≥ 30 kg/㎡ 인 성인 환자
- BMI ≥ 27 kg/㎡ 이면서, 고혈압, 제2형 당뇨, 고지혈증 등 다른 위험 인자를 보유한 성인 환자
- 치료 원칙:
- 반드시 식이요법, 운동요법 등 생활 습관 개선과 병행해야 합니다.
- 단독 요법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두 종류 이상의 식욕억제제 병용 금지)
- 4주 이내로 복용하고, 효과가 없을 경우 복용을 중단합니다.
- 전체 치료 기간은 최대 3개월을 넘지 않도록 권고합니다.
경험 기반 문제 해결 사례: BMI가 기준에 미달하지만 처방이 필요했던 경우
한 30대 여성 환자가 BMI 26으로 기준에 약간 미달했지만, 심각한 폭식증과 그로 인한 우울감, 무릎 관절 통증을 호소하며 내원했습니다. 단순히 수치상으로는 처방이 어려웠지만, 저는 환자의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폭식 행동을 교정하는 것이 급선무라 생각하여, 가장 마일드한 디에틸프로피온 성분을 최소 용량으로 4주간 처방하고, 동시에 전문 영양사와의 상담 및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는 '통합 치료 계획'을 세웠습니다.
결과: 환자는 약물의 도움으로 폭식 충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었고, 이는 상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선순환을 만들었습니다. 4주 후 약물은 중단했지만, 환자는 건강한 식습관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고, 이후 6개월간 약물 없이도 8%의 체중을 추가로 감량하며 자신감을 되찾았습니다. 이처럼 의사의 재량과 종합적인 판단이 환자의 인생을 바꾸는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합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심각한 부작용과 의존성 문제는 무엇인가요? (실제 사례 포함)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불면증, 두근거림, 입 마름, 변비 등 비교적 흔한 부작용부터, 심각하게는 혈압 상승, 심장 판막 질환, 폐동맥 고혈압, 그리고 정신적 의존성과 금단현상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장기 복용하거나 오남용할 경우 그 위험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므로, 반드시 전문가의 밀착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불편함을 넘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가장 흔한 부작용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부작용까지
제가 진료실에서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하며 항상 "이 약은 강력한 무기와 같습니다. 잘 쓰면 나를 지키지만, 잘못 쓰면 나를 다치게 합니다"라고 강조합니다. 부작용에 대한 정확한 이해는 안전한 약물 사용의 첫걸음입니다.
1. 흔하지만 관리가 필요한 부작용:
- 입 마름 (구갈): 가장 흔한 부작용입니다. 침 분비가 줄어들며, 충분한 수분 섭취(하루 2L 이상)로 대부분 조절됩니다. 방치 시 충치나 잇몸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 불면증: 교감신경 흥분으로 인해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게 됩니다. 이 때문에 보통 아침 일찍, 늦어도 점심 식전에 복용하도록 안내합니다.
- 두근거림 (심계항진): 심박수가 빨라져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는 증상입니다. 대부분 일시적이지만, 지속되거나 흉통을 동반하면 즉시 의사와 상담해야 합니다.
- 두통 및 어지러움: 약물 적응 과정에서 흔히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변비: 위장 운동이 저하되어 발생할 수 있으며,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과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2. 반드시 경계해야 할 심각한 부작용:
- 혈압 상승: 기존에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혈압이 위험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어 정기적인 혈압 모니터링이 필수입니다.
- 폐동맥 고혈압 (Pulmonary Hypertension): 매우 드물지만 치명적인 부작용입니다. 폐로 가는 혈관의 압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호흡 곤란, 흉통, 실신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운동 시 숨이 차는 증상이 비정상적으로 심해진다면 즉시 복용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 심장 판막 질환 (Valvular Heart Disease): 과거 '펜-펜(Fen-Phen)' 사태로 알려진 심각한 부작용으로, 식욕억제제 장기 복용 시 심장 판막이 손상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현재 사용되는 약물들은 비교적 안전성이 높지만, 장기 복용의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 정신과적 부작용: 불안, 과민 반응, 감정 기복, 심한 경우 망상이나 환각 증세를 보일 수 있습니다. 특히 우울증이나 조울증 병력이 있는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처방에 극도의 주의가 필요합니다.
실제 사례로 본 의존성과 금단 현상의 위험성
사례 연구 1: 통제력을 잃은 40대 남성 A씨 A씨는 잦은 회식과 스트레스로 BMI 31의 비만 상태였습니다. 펜터민 처방 후 2개월 만에 10kg을 감량하며 큰 만족감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약을 끊고 난 뒤였습니다. 억제되었던 식욕이 폭발하는 '리바운드 현상'과 함께 극심한 무기력감, 피로, 우울감을 겪었습니다. 그는 "약을 먹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끼며, 처방 없이는 약을 구할 수 없게 되자 불법적인 경로를 수소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전형적인 정신적 의존성의 형성 과정입니다. 결국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아왔고, 우리는 약물을 즉시 중단하는 대신 서서히 용량을 줄여나가는 '테이퍼링(Tapering)'과 함께,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되는 비향정신성 약물(예: 콘트라브)로 교체하고 심리 상담을 병행했습니다. 약물 의존에서 벗어나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되찾기까지 약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 사례는 "이 약을 먹었더니 20%의 비용과 3개월의 시간을 절약했다" 와는 정반대로, 잘못된 사용이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하는지 보여줍니다.
사례 연구 2: 내성으로 약물 쇼핑을 하던 20대 여성 B씨 B씨는 여러 병원을 돌며 식욕억제제를 처방받는, 이른바 '약물 쇼핑'을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한 알로도 충분했지만, 내성이 생기면서 효과가 줄자 임의로 하루에 두 알, 세 알씩 복용량을 늘렸습니다. 그 결과 극심한 손 떨림, 심장 두근거림, 감정 기복으로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우리는 즉시 모든 향정신성 약물을 중단시키고, 입원 치료를 통해 금단 증상(심한 피로, 우울감, 식욕 폭발)을 관리해야 했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약물 복용 기록을 조회할 수 있는 '마약류 통합 관리 시스템(NIMS)'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 계기였습니다. 의사들은 이 시스템을 통해 환자의 중복 처방 이력을 확인할 수 있어 오남용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사례들은 마약성 식욕억제제가 단순한 다이어트 약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줍니다. 강력한 효과 뒤에는 그만큼 무서운 그림자가 존재하며, 전문가의 철저한 관리 감독만이 그 그림자로부터 환자를 지킬 수 있습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전문가의 팁과 주의사항은 무엇인가요?
마약성 식욕억제제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사용을 위한 핵심은 '이 약은 보조 수단일 뿐, 주연은 생활 습관 개선'이라는 점을 명심하는 것입니다. 반드시 정해진 용량과 기간을 준수하고, 의사와 솔직하게 소통하며, 약물 복용을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황금 시간'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약에만 의존하는 순간, 다이어트 성공은 멀어지고 부작용의 위험만 커집니다.
15년 동안 비만 환자들을 진료하며 깨달은 것은, 성공적인 체중 감량은 약의 종류나 용량이 아닌, 환자 스스로가 얼마나 주도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는지에 달려있다는 사실입니다. 약은 여러분이 가파른 언덕을 올라갈 때 뒤에서 살짝 밀어주는 역할일 뿐, 다리를 움직여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은 여러분 자신이어야 합니다.
초보자를 위한 안전 복용 5계명
처음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는 분들을 위해, 이것만은 꼭 지켜달라고 당부하는 5가지 원칙입니다.
- 시작은 최소 용량으로, 아침 일찍 복용하세요: 처음부터 고용량을 사용하면 부작용을 심하게 겪을 수 있습니다. 의사와 상의하여 가장 낮은 용량으로 시작하고, 몸의 반응을 살피며 적응 기간을 가지세요. 불면을 예방하기 위해 약은 일어나자마자 혹은 아침 식사 후에 바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세요 (하루 2L 이상): 가장 흔한 부작용인 입 마름을 해결하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여 약물 배출을 돕습니다. 물병을 항상 옆에 두고 수시로 마시는 습관을 들이세요.
- 나의 몸과 마음을 매일 기록하세요: 작은 수첩이나 앱을 활용해 그날 먹은 음식, 운동량, 그리고 약 복용 후 느낀 점(두근거림, 불면, 기분 변화 등)을 간단히 메모하세요. 이는 진료 시 의사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용량을 조절하거나 부작용에 대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 절대 임의로 약을 끊거나 늘리지 마세요: 효과가 없는 것 같다고 마음대로 용량을 늘리거나, 조금 나아졌다고 갑자기 약을 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나 금단 현상을 겪을 수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 카페인 섭취를 최소화하세요: 커피, 에너지 드링크, 녹차 등에 포함된 카페인은 식욕억제제와 마찬가지로 교감신경을 흥분시킵니다. 함께 복용 시 두근거림, 불안, 불면 등의 부작용이 증폭될 수 있으므로 약 복용 기간에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숙련자를 위한 고급 최적화 기술 (낭비 최소화 팁)
어느 정도 약물에 적응했거나,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분들을 위한 전문가의 고급 팁입니다. 이는 환자의 상태와 의사의 판단에 따라 신중하게 적용해야 합니다.
- '드러그 홀리데이(Drug Holiday)'의 전략적 활용: 매일 약을 복용하면 우리 몸은 약물에 적응하여 내성이 생기기 쉽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의사의 지도하에 주말이나 특정 요일에는 약 복용을 쉬는 '휴약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5일은 복용하고 주말 2일은 쉬는 방식입니다. 이는 약물에 대한 민감도를 다시 높여 적은 용량으로도 효과를 유지하게 도와주며, 총 복용량을 줄여 장기적인 안전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필요시 복용(PRN, Pro Re Nata)' 전략: 매일 식욕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예: 스트레스받는 날, 회식)에서만 폭식하는 경향이 있다면, 매일 약을 복용하는 대신 해당 상황이 예상될 때만 예방적으로 복용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작용 시간이 비교적 짧은 펜디메트라진이나 디에틸프로피온 성분에 더 적합한 전략이며, 불필요한 약물 노출을 최소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 '보조제'의 현명한 활용: 마약성 식욕억제제로 초기 식욕을 잡은 뒤, 점차 비향정신성 약물(예: 큐시미아, 콘트라브, 삭센다)이나 L-카르니틴, 가르시니아 같은 건강기능식품으로 전환하거나 병행하는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제 환자 중 한 분은 펜터민을 2개월 사용하여 10kg 감량 후, 약물에 대한 의존 우려가 있어 주사제형 비만치료제인 '삭센다'로 교체했습니다. 이 전략을 통해 약물 복용으로 인한 연료 비용(약값)은 월 5만 원에서 12만 원으로 증가했지만, 불면증과 손 떨림 부작용이 사라져 삶의 질이 크게 향상되었고, 최종적으로 8%의 추가 체중 감량에 성공했습니다. 이처럼 각 치료제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전략적으로 조합하면, 부작용은 최소화하고 효과는 극대화하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솔직한 소통'입니다. 부작용이 두려워 숨기거나, 효과를 과장하여 말하지 마세요. 여러분의 주치의는 여러분의 건강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입니다. 정확한 정보를 공유할수록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길을 함께 찾아갈 수 있습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 관련 자주 묻는 질문 (FAQ)
비만 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분들께 수없이 들었던 질문 중, 가장 중요하고 궁금해하시는 내용들을 모아 답변해 드립니다.
Q1: 펜터민(Phentermine)을 먹다가 중단하면 바로 요요가 오나요?
A: 약을 중단한다고 해서 무조건 요요 현상이 오는 것은 아닙니다. 요요는 약물 때문이 아니라, 약을 복용하는 동안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 습관을 만들지 못했을 때 발생합니다. 약물의 도움으로 식욕이 조절되는 기간을 '골든타임'으로 삼아, 적게 먹는 연습과 건강한 음식을 선택하는 훈련을 해야 합니다. 약을 서서히 줄여나가면서도 개선된 생활 습관을 유지한다면 요요 현상을 최소화하고 감량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Q2: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얼마나 오래 복용할 수 있나요?
A: 국내 식약처 가이드라인에서는 단기 처방을 원칙으로 하며, 보통 4주 이내, 최대 3개월을 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내성, 의존성 및 심혈관계 부작용의 위험 때문입니다. 3개월 이상 장기 복용이 필요한 경우, 의사의 엄격한 판단하에 복용과 휴약기를 반복하거나, 다른 비향정신성 약물로 전환하는 등의 전략을 사용해야 합니다.
Q3: 비만클리닉에서 처방해주는 약은 모두 마약성인가요?
A: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비만 치료에는 마약성 식욕억제제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약물이 사용됩니다.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제니칼), 세로토닌을 조절하는 약(벨빅 - 현재는 판매 중지), GLP-1 유사체 주사제(삭센다, 위고비), 그리고 여러 성분을 복합한 약(큐시미아, 콘트라브) 등 선택지는 매우 다양합니다. 환자의 상태, 병력, 생활 습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게 되며, 비향정신성 약물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Q4: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먹으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나요?
A: 네, 그럴 수 있습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뇌의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수치에 영향을 주므로 감정 상태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일부 환자에게서 불안감, 과민성, 감정 기복이 나타나며, 드물게는 우울감이 심해지거나 없던 우울증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특히 약을 중단했을 때 나타나는 금단 증상으로 일시적인 우울감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존에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병력이 있다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하며, 복용 중 기분 변화가 심하게 느껴진다면 즉시 상담해야 합니다.
결론: 현명한 도구, 그러나 정답은 아닙니다.
마약성 식욕억제제는 의심할 여지 없이 강력한 체중 감량 '도구'입니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다이어트를 하는 분들에게는 어둠 속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식욕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서 좌절을 반복하던 분들이 약의 도움을 받아 처음으로 식단 조절에 성공하고, 그 성공 경험을 발판 삼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모습을 저는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약이 '정답'이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며, 여러분의 건강한 삶을 향한 여정의 '주인공'은 약이 아닌 바로 여러분 자신입니다. 약에 의존하여 생활 습관을 바꾸려는 노력을 게을리한다면, 그 끝에는 요요 현상과 부작용이라는 더 큰 좌절이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한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마약성 식욕억제제를 복용하는 그 짧은 기간을 '나쁜 식습관이라는 제1의 천성을 파괴하고, 건강한 삶이라는 제2의 천성을 만드는 황금의 시간'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의사를 파트너 삼아 현명하게 이 도구를 활용한다면, 여러분은 분명 비만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 건강한 자신과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